과거 큰 부자를 상징하는 말은 천석꾼, 만석꾼이었다. 백만장자, 억만장자는 화폐경제가 탄생시킨 용어이다. 서구에서 백만장자(Millionaire, 이하 달러 기준)라는 말은 19세기가 끝날 때까지만 해도 최고의 갑부를 상징하는 유일한 대명사였다. 백만장자란 용어 자체가 산업혁명 이후 등장한 말이었다. 모피업자인 존 제이콥 애스터(John Jacob Astor, 1763~1848) 등 몇몇 사람이 미국 최초의 백만장자로 불리기도 했으나, 백만장자란 말이 처음 활자화된 건 1843년 뉴욕의 담배제조업자 피에르 로릴라드 2세(Pierre Lorillard II)의 부음기사에서였다고 한다.
백만장자는 19세기 담배, 억만장자는 20세기 석유
그러다 20세기 들어 억만장자(Billionaire)가 등장했다. 경제 규모가 커진 데다 약육강식에 따라 독과점 현상이 심해지면서 부자들의 재산이 크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문자 그대로 따지자면, 억만장자의 재산은 백만장자의 100배다. ‘최초의 억만장자’로 불린 사람은 미국의 석유왕 록펠러(John D. Rockefeller)였다. 그는 석유회사 스탠다드 오일을 설립해 미국의 석유산업을 거머쥐면서 20세기 지구촌에 억만장자 시대를 열었다. 1937년 사망 당시 그의 재산은 무려 3360억달러. 물론 급격한 인플레의 영향도 컸지만, 아직까지도 이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그로부터 다시 한 세기가 지났다. 매년 세계 억만장자 순위를 발표하는 미국의 경제경영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2014년 3월 현재 세계 억만장자(달러 기준)는 1645명에 이른다. 이들의 부를 합치면 6조4천억달러. 하위 152개국의 GDP를 합친 것과 맞먹는 금액이다. 이들의 대다수는 IT 기술과 금융부문 경영인들이다. 1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다. 포브스가 추정하는 그의 재산은 2015년 2월 현재 약 790억달러. 한국 돈으로 무려 약 87조원에 이른다.
사상 최초의 억만장자이자 사상 최고의 갑부로 일컬어지는 존 D. 록펠러(1839~1937, 왼쪽)과 현재 세계 최고 갑부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위키피디아
세계 금융계는 이제 1조달러 이상의 부를 거머쥔 조만장자(Trillionaire)의 탄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스위스의 금융그룹 크레디트 스위스(CS)는 ‘2013 세계 부 보고서’에서 지금과 같은 경제 흐름이 이어질 경우, 머지 않아 첫 조만장자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가장 낙관적으로 볼 경우 60년후 조만장자가 11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하면 이 시기는 더 빨라질 수도 있다. 조만장자는 억만장자의 1000배에 이르는 재산을 가진 사람이다. 아무리 세계경제가 비대해졌다한들 그런 부를 개인에게 가져다 줄 산업이 있을까? 무수한 경쟁자들이 존재하는 기존 산업에서 이를 기대하는 건 아무래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조만장자의 탄생은 이익 창출의 근원과 방식부터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미국의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 소장이 과연 어떤 미래산업이 그런 꿈에 도전할 수 있을지 상상력을 발휘해봤다. 평소 활발한 대중 강연 활동을 하는 그는 지난 몇년 사이 한국을 찾는 발길이 부쩍 잦아진 사람이다. 그는 오늘날의 기업보다 수백배나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하려면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예컨대 세계성, 급속한 확장성, 광범위한 대중적 수요, 전세계 구석구석 사각지대가 없는 글로벌 배송, 남들보다 훨씬 높은 수익성, 강력한 파급력 등이다.
그는 이런 조건을 갖출 수 있는 산업 후보군으로 18가지를 꼽았다. 그는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추론을 통해 나온 것이며, 이들 중 상당수는 아직 산업화는 고사하고 초기 성과물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자신이 보기에 이 후보군들은 일단 산업화 단계에 들어서면 위에 거론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엄청난 속도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들 산업군에서 앞으로 10년 안에 조만장자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게 그의 조심스런 전망이다. 그의 상상력이 풀어낸 18가지의 미래 황금알 후보군엔 어떤 것들이 포함돼 있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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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암호화된 화폐(Cryptocurrency)이다. 그는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가 국가라는 장벽을 넘어 사상 최초의 세계 화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세계 화폐는 말 그대로 국가 기반의 경제나 중앙 통제형 경제의 영역 밖에서 작동하는 화폐를 말한다. 따라서 현재의 금융 시스템이 미처 부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금융 수요를 채워줄 수 있다. 프레이는 전 세계 성인의 절반 가량인 성인 25억명이 은행계좌를 갖고 있지 않다며, 바로 여기에 이 화폐의 잠재성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저축이나 대출 같은 공식 금융 서비스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일종의 비공식 경제에 속해 있는 이들이 암호화폐를 중심으로 새로운 단일 금융시장을 형성할 경우, 암호화폐 금융가에게 펼쳐진 사업 기회는 얼마나 막대할까?
두 번째는 소행성 자원채굴(Asteroid Mining) 사업이다. 소행성은 유럽우주국(ESA)의 우주선 로제타와 착륙선 필라이가 지난해 혜성 67P의 표면에 당도했을 때 새삼 주목을 받았다. 프레이는 가까운 장래에 가장 가치있는 우주산업은 지구에서 가까운 소행성에서 자원을 채취하는 사업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영화 <아바타>에서 에너지 고갈에 맞닥뜨린 지구인들이 대체 에너지를 찾아 머나먼 판도라 행성을 찾아 나서는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왕성한 우주 활동이 가능하려면 우선 우주에서 물과 산소를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소행성 자원 채굴은 실제 현실이 될 수 있다. 소행성에서 어떤 자원을 가져올 것인가?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플라티늄(백금) 계열의 금속을 비롯한 희귀광물들이다. 이 광물들은 지구에서 아주 값비싸게 팔리고 있을 뿐 아니라 용도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소행성 자원채굴 사업은 이미 딥 스페이스 인더스트리스(DSI=Deep Space Industries), 플래니터리 리소시스(Planetary Resources=PR) 등 몇몇 민간업체와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나사는 현재 개발중인 ‘오리온’(Orion)을 통해 장차 소행성에서 광물을 채취해오는 과정을 담은 콘셉트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PR사 계획에는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소행성 자원채취가 본궤도에 오를 경우 수조달러의 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
세 번째는 즉석 학습(Instant Learning)이다. 현대 인류는 한 사람의 독립적인 성인으로 크기 전에, 그리고 성인이 되고 나서도 아주 많은 기간을 교육과 학습에 쏟아붓는다. 이렇게 골치아픈 학습을 단번에 끝내주는 방법은 없을까? 언뜻 웃음거리로 치부될 만한 발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저명한 학자로 MIT의 미디어렙 설립자인 니콜라스 네그로폰테가 얼마 전 바로 이런 주장을 했다. 그는 지난해 3월 ‘TED’ 콘퍼런스 30주년 행사에서 알약(pill)을 먹으면 영어나 프랑스어, 컴퓨터 프로그래밍, 셰익스피어 작품 등 원하는 지식을 즉시 획득할 날이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것도 먼 미래가 아닌 30년 안에 가능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 때가 되면 말 그대로 정보를 한꺼번에 삼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이상의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기억과 관련한 물질들에 대한 나노차원 연구들이 쌓이게 되면 조금씩 가시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네 번째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다. 사물인터넷은 다른 부문과 달리 이미 현실화한 산업이다. 따라서 겉으로만 보면 조만달러의 수익을 낼 산업 후보군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용으로 들어가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사물인터넷이 사람의 건강과 에너지, 스태미너, 사고능력 등을 100% 이상 향상시켜주는 장치라고 생각해보자. 아니면 식물이나 동물과 소통할 수 있는 장치라고 생각해 보자. 프레이는 “그런 능력이 장래 얼마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되묻는다.
다섯 번째는 노화 치료(Cure for Human Aging)이다. 늙지 않고 싶은 건 사람의 본능적 욕구이다. 뚜렷한 노화 치료 성과가 있는 약물이 개발된다면, 사람들은 얼마에 그 약을 사려고 할까? 만약 하루 10달러의 비용에 노화를 중단시킬 수 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옵션을 선택할까? 만약 10억명이 이를 선택한다고 치자. 단숨에 연간 3조6500억달러의 수입이 돌아온다. 인간의 본능을 유혹하는 분야인만큼 잠재성은 무궁무진한 분야이다.
여섯 번째는 드론 서비스(Flying Drone Services)이다. 드론 역시 사물인터넷과 마찬가지로 산업화 초기 단계에 진입한 상태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경험하는 것들은 드론이 할 수 있는 것들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고도 8만피트 성층권에서 비행을 하는 태양광 드론을 떠올려 보자. 태양광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이 드론은 5년마다 수리할 때만 제외하고는 지상에 내려올 필요가 없다. 한번 띄워놓으면 추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셈이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각각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 어센타라는 드론업체를 인수해, 이런 사업구상을 구체화해가고 있다. 이 드론을 이용해 지구촌 통신 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면? 현재 세계 인터넷 인구는 30억명으로 추정된다. 아직도 인터넷세계에는 40억명이 미개척 시장으로 남아 있다.
일곱 번째는 기상 조절(Controlling the Weather)이다. 날씨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이는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인류는 오랜 세월에 걸쳐 허리케인, 토네이도, 쓰나미 같은 자연 현상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 이런 자연재해를 복구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우리가 필요할 때 비가 내리게 하고, 엄청난 피해가 불가피한 우박을 미리 막을 수 있다면, 또 농사에 적합한 온도와 햇빛을 언제나 보장할 수 있다면 이는 얼마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날씨를 조절해 집 앞 정원에 굳이 물을 따로 줄 필요없이 자연이 이를 해결준다면 이는 얼마만한 값으로 매겨질 수 있을까? 풍력발전단지에서 수십미터 높이에 있는 풍력 날개에 충분한 바람이 불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다면 이는 또 얼마만한 가치가 있을까? 우리 필요에 따라 날씨를 조절할 수 있다면, 이는 단순히 조만장자의 탄생이 문제가 아니라 자연에 의존해왔던 인간의 생활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혁명적 사건이 될 것이다.
여덟 번째는 즉석 수면(Instant Sleep)이다. 즉석 수면이란 잠깐의 수면으로 8시간의 잠 효과를 내는 것을 말한다. 만약 이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면, 사람은 하루에 8시간을 덤으로 갖게 되는 셈이다. 노화 치료와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이 솔깃해 할 만한 생활 서비스이다. 매일 10달러만 내면 즉석 수면이 가능한 장치가 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까? 프레이는 “10달러는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나 싼 서비스”라며 이용료를 하루 100달러로 높여 얼마나 돈을 벌 수 있을지 단순 계산을 해보였다. 1억명이 하루 100달러씩 지불한다면? 조만달러를 벌어들이는 건 식은죽먹기였다.
영화 에 등장하는 블랙홀의 모습. 유튜브 갈무리
아홉번째는 중력 조절(Controlling Gravity)이다. 17세기 뉴튼이 발견한 중력은 질량을 가진 물체들이 서로 잡아당기는 힘이다. 그래서 사람은 공중에 떠다니지 않고 땅에 붙어다닌다. 새의 날개는 이를 일시적으로 벗어나는 장치이다. 하지만 지금도 인류는 중력의 비밀을 풀지 못했다. 중력은 왜 존재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등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만약 이 비밀을 풀어 마음대로 중력을 조절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혁신적인 기술을 상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모든 물체의 공간 이동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게 되니 말이다. 프레이는 따라서 어떤 면에서 이 항목은 자신이 꼽은 18가지 항목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낮은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반대로 해법을 찾아내기만 한다면 가장 큰 가치를 낼 수 있는 산업이 생겨날 것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처럼 중력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날이 과연 올까? 중력의 비밀을 벗기려면 중력 에너지를 전파하는 중력파의 실체부터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인류는 아직 여기에도 다다르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빅뱅 당시의 중력파 흔적을 찾아냈다는 발표로 전세계 과학계가 들썩인 적이 있었으나 이후 오류로 밝혀졌다. 그만큼 중력을 이해하는 일은 어려운 과제이다.
10번째는 울트라초고속 수송수단(Ultra High Speed Transportation)이다. 기술이 혁신되면 좀더 빠르고 효율적이고 저렴한 여행이 가능해지는 대신, 거기에서 나오는 부가가치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프레이는 그러나 일론 머스크(Elon Musk)나 대릴 오스터(Daryl Oster)가 제안한 것과 같은 튜브식 수송은 반대로 부가가치를 높여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기차업체인 테슬라 모터스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현재 시속 1200㎞의 튜브형 초고속 열차 건설을 구상하고 있다. ‘ET3’ 창업자인 대릴 오스터는 시속 4000마일로 달리는 진공관 교통수단 ETT(Evacuated Tube Transport)를 추진하고 있다. 지구촌을 반나절 교통권으로 묶는 야심찬 계획이다. 조금 과장해 말해 순간이동을 방불케 하는 교통수단을 꿈꾸는 셈이다. 이런 식이라면 여행에 시간적, 공간적 제한이 사라져 지구촌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리낌없이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시스템 효율화가 덧붙여진다면 막대한 수익도 가능하다.
11번째는 시간 조절(Controlling Time)이다. 시간 조절이라는 말에서 가장 먼저 떠올려지는 개념은 시간 여행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중력의 비밀과 마찬가지로 넘어야 할 과학적 난제들이 앞에 놓여 있다. 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처럼 30년의 시간 여행은 안되지만, 불과 몇분의 시간 조작이 가능하다면? 예컨대 다른 사람들보다 10분 앞서 뭔가를 알게 된다면 이 가치는 도대체 얼마나 될까?
12번째는 순간 해체(Instant Disassembling of Matter)다. 어떤 원자재에서 내용물을 추출해내기 위해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도구는 그리 많지 않다. 구멍을 뚫거나 물체 자체를 부수거나 갈아버리는 등 몇 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커다란 바위덩어리 같은 물건을 순식간에 작은 분자 덩어리 수준으로 해체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어떨까?
3D 프린팅으로 만든 어린이 귀. 코넬대 제공. http://www.popsci.com/
13번째는 인간 복제 또는 3D 프린팅 장기(Human Cloning or 3D Printed Bodies)이다. 우리 몸은 세월이 지나면 낡아버린다. 하지만 어떻게든 좀 더 젊고 강해질 수 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기회를 잡으려 할까? 이것이 현실이 된다면 묻지 않아도 뻔한 일이다. 프레이는 그러나 이것이 조만달러를 부르는 노다지사업이 되려면 하루에 100만개 수준의 인체 장기를 만들어낼 만큼 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것은 가능할까?
초소형 로봇들이 무리를 지어 만들어낸 알파벳 K와 불가사리 모양. (Image courtesy of Mike Rubenstein and Science/AAAS)
14번째는 개인용 떼로봇(Personal Swarms of Swarmbots)이다. 스왐봇이란 새떼나 벌떼처럼 무리지어 움직이는 초소형 로봇을 가리키는 말이다. 생체 모방형 로봇이므로 단시간 안에 큰 성과가 나오기는 어려운 분야이다. ‘킬로봇’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하버드대 연구진은 지난해 초소형 로봇 무리가 여러가지 모양의 숫자를 표현하는 능력을 시연해 보였다. 또 헝가리 연구팀은 새의 무리 비행을 본뜬 무인기 비행에 성공한 바 있다. 프레이는 파리 만한 크기의 비행로봇이 등장하려면 아직 몇세대를 더 기다려야 하지만 개인용 스왐봇의 유용성은 매우 높다고 주장한다. 프레이가 스왐봇을 통해 상상하는 것은 다소 만화적이다. 예컨대 아침에 샤워를 하고 나면 스왐봇들이 달려와 물기를 말끔히 닦아준다. 화장대에 앉으면 화장도 해주고 머리도 다듬어준다. 일을 다 마친 뒤에는 주인의 옷으로 변신한다. 일상 생활에 필요한 모든 일을 스왐봇들이 대신해주는 것이다. 로봇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더 세밀한 작업이 가능해질 것이다. 심지어 초소형 날개를 단 스왐봇들이 온몸을 둘러싸면 비행도 가능해진다. 만화적 꿈을 실현해주는 스왐봇이 나타난다면, 이건 제대로 된 대박이다
15번째는 로봇 도우미(Robotic Services)이다. 로봇은 이미 우리의 생활 속으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로봇에서 미래를 찾는 사업가들도 이미 수두룩하다. 물론 아직까지는 <우주가족 젯슨>에 등장한 가사도우미 로봇 루지(Rosie) 수준에는 훨씬 못미친다. 하지만 로봇은 앞으로 일상 생활에서 우리가 늘상 해오던 일을 할 필요가 없게 만들어주는 존재로 발전해갈 것이다. 프레이는 로봇과 로봇 서비스용 킬러 앱을 찾아내려는 경쟁이 아주 가까운 미래에 로봇 기업들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영화 에선 인간을 대신한 아바타가 인간과 똑같이 현실세계를 휘젓고 다닌다. http://james-camerons-avatar.wikia.com/wiki/User_blog:Matias_Arana/Prequel_or_Flashback_for_Avatar_II%3F?file=Grace_as_an_Avatar.JPG
16번째는 3D 원격 아바타(3D Telepresence Avatars)이다. 원격 아바타는 자기 복제의 디지털판이라고 할 수 있다. 불가피하게 가지 못한 회의에, 나와 같은 모양과 크기의 아바타를 보내, 나와 똑같은 방식으로 그곳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 일처리를 하게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원격 아바타의 발상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원격 아바타의 등장은 원소스 멀티채널식 활동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의 역량은 몇배로 확장되고, 회사에는 더욱 많은 수익이 돌아오게 될 것이다. 정신없이 들이대는 보고서에 아마도 당신의 직장 상사가 지쳐버리지 않을까?
17번째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인공지능은 개발 단계에 맞춰 거의 모든 산업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아직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지만, 인공지능 연구자이자 미래예측가인 레이 커즈와일은 2045년이면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스티븐 호킹은 그러나 무서운 속도로 발전해갈 인공지능이 인류의 자멸을 재촉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만큼 인공지능은 그 개발 정도에 따라 인류의 문명, 인류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그런 인공지능 산업의 주도자는 누가 될까?
18번째는 에너지 저장(Energy Storage)이다. 인류는 에너지 생산에서는 진작에 상당한 궤도에 올라와 있다. 석유같은 화석 연료 덕분이다. 하지만 에너지 저장에서는 기술이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전기차가 아직 실용화되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산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단박에 거대한 에너지세계를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
최상층 부자 그들만의 잔치에 그치면 부작용 더 커
부의 집중화 추세를 고려하면 지금까지 거론한 새로운 산업이 아니라 기존 산업에서도 조만장자가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산업은 숱한 경쟁자들이 있는데다 시장도 포화상태다. 따라서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수반되면 모를까 가능성이 그다지 높아보이지는 않는다. 프레이는 조만장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기존 산업부문으로, 보험 은행 투자 광업 석유(가스) 인터넷 소프트웨어 데이터저장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들 부문에서 조만장자가 나오려면 우선 새로운 고수익 제품이나 서비스, 새로운 미개척 시장 등이 나타나야 할 것이라고 단서를 붙인다. 그는 “모든 가능성을 고려할 때 맨 처음 탄생할 조만장자는 단일 산업이 아닌 여러 산업부문에 관여하는 사람일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18개의 리스트를 만든 취지에 대해, 조만장자의 탄생을 예측하자는 게 아니라 인류 앞에 놓인 가능성에 대해 열린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강조한다. 조만장자의 탄생이 최상층 부자들만의 잔치에 불과하다면 사실 인류 차원에선 별다른 의미가 없다. 오히려 부의 극단적 집중에 따른 부작용이 더 우려될 것이다. 조만장자의 탄생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만큼 인류에게 거대한 혜택을 가져다 줄 새로운 산업이나 콘텐츠가 나올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미래에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조만장자 당사자에게나 인류에게나 윈-윈게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지난해 국가직 7급 공개경쟁채용시험에서 합격한 755명이 최근 부서를 배치받으면서 7급 공무원의 꿈을 이뤘다. 올해 국가직 7급 공무원 선발 예정 인원은 730명(행정직 578명, 기술직 152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필기시험은 8월 29일로, 5급과 9급 공채 이후 가장 마지막으로 치를 예정이다. 시험까지는 7개월 정도 남았지만 상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있는 지금부터 생활 습관을 바로잡고 학습에 매진해야 한다. 수험생을 위해 7급 공무원의 꿈을 이룬 지난해 수석합격자 조규성(27)씨의 공부법을 들어봤다.
2012년부터 시작한 3년간 수험 생활의 종지부를 찍던 날, 조씨는 날아갈 듯이 기쁜 감정보다 ‘이제 끝났구나’라는 안도감을 먼저 느꼈다. 공직의 꿈을 가지고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 조씨는 여느 수험생과 마찬가지로 ‘한 번에 붙어보자’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학원 강의와 인터넷 강의로 기본 이론만 배우고 시험을 치렀던 터라 큰 점수 차로 낙방했다. 시험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1년간 휴학했지만 다음해 시험에서도 불합격했다. 다른 과목은 합격선이었지만 헌법이 조씨의 발목을 잡았다. 조씨는 “죽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 2013년 시험에서 떨어졌을 때가 수험생활 중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조씨는 실패를 딛고 다시 학습에 전념해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로 ‘효율적인 공부’와 ‘운동’을 꼽았다. 조씨는 수영이나 헬스 등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오전 9시까지 운동을 하고 아침 식사까지 마치고 나면 개운한 기분으로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조씨는 “수험생활이 길다는 점을 고려하면 건강관리뿐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법도 중요하다”며 “장기 레이스에 지치지 않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후 도서관에서 공부를 시작한 조씨는 식사 시간을 빼고는 오전 1시까지 기본서와 문제집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효율적인 공부를 위해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날은 집에 일찍 돌아가 휴식을 취했고 때로는 오전 1시가 넘는 시간까지도 공부를 이어갔다. 조씨는 “정해진 시간에 자리에 앉아 학습을 시작했지만 마치는 시간은 그날 몸 상태에 따라 조절했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필기보다는 기본서를 수차례 반복해 읽으면서 그림처럼 외우는 방식으로 공부했다. 모든 과목의 기본 개념과 이론을 이러한 방식으로 습득한 뒤 기출문제를 풀고 또 풀었다. 시험 5개월 전부터는 학원에서 치르는 모의고사에 응시해 실력을 점검했고 시험 2개월 전부터는 매일 모의고사를 풀고 채점하며 틀린 부분을 복습했다. 과목별로는 국어·영어·경제학은 매일 들여다봤고, 헌법과 행정법, 한국사와 행정학은 각각 묶어 격일로 번갈아 가면서 학습했다.
평소 국어 과목이 약했던 조씨는 문법 부분을 매일 봤고, 문학과 비문학, 독해 부분은 기출문제를 풀면서 실전 감각을 유지했다. 영어는 단어와 숙어 등 표현 부분을 매일 반복 학습했고 시험 2개월 전부터는 매일 5개 정도의 지문을 풀었다. 한국사의 경우 문제풀이보다는 기본서 회독에 집중했고, 행정법과 헌법은 주요 판례와 기출 판례 위주로 학습하되 최신 판례로 마무리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다른 과목에 비해 생소했던 행정학과 경제학은 기본서를 읽고 또 읽으면서 핵심 개념과 전체적인 흐름을 머리 속에 남기려고 애썼다.
조씨는 “수험생활을 막 시작한 경우 국어와 영어 과목을 제외하면 7급 과목이 생소할 수 있다”며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포기하지 말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면 어느새 단어나 개념들이 익숙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항상 ‘이번이 마지막 시험’이라는 생각으로 수험생활을 하다보면 합격이라는 결과물이 찾아올 것”이라면서 “수험생도 사람이기 때문에 가끔은 친구들도 만나고 운동이나 짧은 여행 등으로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즘 박유하 교수 (세종대)의 <제국의 위안부> 문제로 세상이 다시 시끄러워졌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일부 문장/단락들을 삭제해야 한다는 법적 판단이 나오고, 삭제거부에 따라 책의 차후 유통이 법적 제재를 받고...자신이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까지 인터넷 시대에 무슨 검열제 부활이냐고 오히려 이 책의 저자를 피해자로 보는 모양이기도 합니다. 맞습니다. 인터넷 시대에는 그런 판결은 진짜 피해자, 즉 할머니들에게 약간의 위로가 될는지 모르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책 일어판의 판매고를 높이는 효과 이상의 노릇을 하지 않을 셈입니다. 인접 국가에서 애써 '반일'을 찾아내고, 인접국가들의 '반일' 만큼이나 전전 시대 회귀적인 민족주의 열기를 불태우는 일본의 우익이나 그 보수적 주류로서는 이런 판결들은 하늘로부터의 선물 격입니다.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 지일파 작가가 무식한 대륙국가에서 박해 받는다"는 이미지 만들기에 제격이니까요. 그런데 이런 부분들과 무관하게, 저는 이 책을 사유할 때에 한 가지 기본적 물음이 나옵니다. '주장'의 구체적 내용들과 무관하게, 이 책과 같은 방식으로 현재성이 있는 약자의 고통을 말한다는 것 자체는 과연 지식인으로서 적절한가 라는 부분입니다.
이 세상을 산다는 것 자체는 고통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이야기하면, 우리로서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먼" 고통에 동감하고 의분을 느끼고 자비심을 발휘한다는 것은 아마도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고통은 그냥 스쳐지나가고 망각됩니다. 임진왜란에 정말 무고한 생명들이 무수히 희생됐지만, 과연 지금 豊臣秀吉이라고 이야기하면 무슨 특별한 감정은 느껴집니까? 반천년의 시간 속에서는 그 당시의 고통과 절망이 녹아버리고 말았죠. 마찬가지로, 최근 보도에 의하면 독일의 첩보기관들은 동부 우크라이나 내전의 희생자 수를 이미 약 5만 명으로 추산합니다. 도네츠크나 루간스크에서 사람들은 매일매일 포격으로 고통스럽게 죽어나갑니다. 그런데 그 이름도 모를 도네츠크의 고통을, 솔직히 대한민국에서 누가 특별히 "생각해주기"라도 합니까? "우리" 안에서도 세월호 투쟁 때문에 경기가 나빠진다고 유가족들의 현수막을 뜯어버리는 상인들은 오늘날 한국인의 "평균"에 가까운데, 이런 곳에서는 머나먼 도네츠크까지는...어림도 없죠. 결국 인간의 타자 고통에 대한 감수성은 시-공간적 한계에 부딛치기도 하고, 또 자본주의의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둔화되고 무뎌지고 와해됩니다. 원자화된 사회에서는 타인을 직시한다는 것 자체는 이미 너무나 비범한 일이 되는 거죠.
문제는, 이 세상의 "모든" 고통에 우리가 다 대응하지 못해도, 적어도 우리로서 현재성이 있는 고통의 경우에는 대응의 실패는 결국 그 고통의 현재적 연속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위안부 문제는, 한국인들 대다수는 사실상 거의 외면하지만, 동아시아로서 현재성이 아주 강한 문제입니다. 일본의 주류가 <제국의 위안부>에 열광하는 이유도 사실, 군대를 가진 "보통국가"가 되려는 판에 전전 일본 "황군"의 적당한 명예회복이 중요한데 "위안소 운영 문제는 업자 때문이고 황군과 위안부는 동지"라면 그 명예회복에 엄청난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이 망각되고 외면되는 순간, 또 다른 타자들에게 새로운 고통을 줄 또 가해집단이 정당성을 득하여 다시 활개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위안부 문제는 그 현재성이 지극합니다. 황군의 후예라고 할 한국군이 한국전쟁 때도 일제의 모범(?)대로 위안소를 운영했는데, 그 피해 규모에 대한 조사조차도 아직 제대로 안돼 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을 피해자들에 대한 배/보상과 사과는? 그런 말들도 잘 안들립니다. 사회주의적 활동을 전개하는 녀맹의 간부를 납치, 감금하여 "위안부"로서 성폭행한 한국군이라는 가해집단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067241) 그 당시의 가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이상 각종 병영내 성폭력 피해가 계속 일어날 것도 안봐도 뻔한 일입니다. 한국군의 베트남에서의 각종 성범죄 등 베트남인에 대한 가혹행위는, 지금도 한국 국내에서의 베트남에서 온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구타와 살해로 이어집니다. 타자에게 준 고통에 대한 무감각은, 결국 새로운 고통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이런 차원에서 볼 때에 사회의 문제 전반을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서 객관화해야 한다는 "지식인"이라면, 과거의 타자 고통을 이야기할 때에 당위적으로 피해자의 입장에서, 피해자의 상황개선과 존엄성 회복이라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피해자의 권리 주장을 지지,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야기한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인이 호의호식하고, 기계적인 단순 노동을 사회적으로 면제 받고 거기에다가 명망성까지 띠는 합리적인 이유라고 있다면, 결국 사회에서 고통의 고리르 끊는 데에 대한 그의 계몽적 역할에 대한 기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제국의 위안부>는 "지식인으로서 쓰면 안되는 글"의 표본에 가깝다는 것은 제 독후감의 핵심이었습니다. 조선인 등 인신매매업자의 잘못과 황군의 "책임의 한계"에 주안점을 두고 딱 그 테제에 필요한 증언만을 선별적으로 뽑은 그 책에서는, 피해자의 눈물도, 그 눈물에 대한 저자의 그 어떤 자비의 마음도, 군대 성폭력 피해자의 눈물을 사회가 언젠가 닦아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군대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황군의 논리로 본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지식인"이 고통의 주체들에게 연대를 하지 못하고 그 고통을 "해결"해서 두 국가의 "관계"를 "개선"시켜야 할 "문제"로 본다면...차라리 "지식인" 없는 세상이 더 편할지도 모릅니다. 고통의 피해자에 대한 책임의식이 결여된 "지식인"이란, 결국 가진 자들의 지능적인 인간병기에 불과합니다. 사실 이 사태를 보면서 우리가 뭔가를 배우고 뭔가를 가르치는, 글을 쓰면서 사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지 말아야 하는지를, 배울 기회를 얻는 것 같습니다. 단, 이 사태를 바라보는 국내 식자들의 사회는 과연 구 누구도 그 누구에게도 그 어떤 책임도 없는 포스트 시대, 반동과 反계몽 시대의 주류에 반하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는지 의문입니다...
일본 히로시마대학 연구 결과 강아지나 새끼 고양이, 아기 사진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그뿐만 아니라 정신 능력까지 높여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히로시마대학 연구팀이 132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3가지 과제를 수행하게 했다. 구멍 주변을 문지르지 않고 구멍 안에 있는 작은 물건을 꺼내게 하기, 임의의 수열에서 숫자를 찾아내는 것 등이었다. 연구팀은 각각의 과제를 두 차례씩 수행하게 했는데, 그 전에 동물들 사진을 보여줬다. 참가자들은 한번은 다 자란 개와 고양이 사진을, 또 한 번은 어린 강아지와 새끼 고양이 사진들을 7장씩 보고 실험에 들어갔다. 그 결과 새끼 동물들 사진을 본 그룹이 다 자란 동물 사진을 본 그룹보다 성적이 더 높았다.
‘오퍼레이션’이라는 게임에서는 어린 동물들 사진을 본 그룹이 어른 동물 사진을 본 그룹보다 성적이 44% 더 높았다. 게임에 몰입하는 시간도 12% 더 길었다. 연구팀은 “귀여운 동물 사진을 본 참가자들이 더 숙고하고 오랜 시간 몰입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스테이크나 파스타, 생선회 등 맛있는 음식 사진을 보여주고 과제를 수행하게도 해 봤는데, 귀여운 동물 사진처럼 이렇다 할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가와이의 힘’으로 명명된 이 연구 보고서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저널인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렸으며 미국 폭스뉴스 등이 2일 보도했다. ‘가와이’라는 일본어는 ‘귀엽다’라는 뜻이다.
금주의 <금강신문>에 기고한 졸고를, 여기에서도 전재합니다. 덧붙여서 말씀드리자면, 저는 체험으로서의 혁명의 어떤 실존적 차원에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대개 혁명가들을 "폭력가"라고 몰아세우지만, 사실 황제/총리대신 암살 기도와 같은 밑으로부터의 전복적 폭력을 행한다는 것은, 동시에 "사회로부터의 자발적 퇴출"을 의미합니다. 사형이나 종신형을 운좋게 면해도, 한 번 "지존지엄"에 대한 실질적 부정, 즉 국가 우두머리라는 버스의 죽임을 계획한 사람이면, 이 사회에서도 그 어떤 계급사회에서도 더이상 체제에 편입하여 "편안하게" 살 수 없단 말입니다. 소위 이야기하는 "출세" 따위는 물론, 일상의 안락도 보통 없습니다. 전향하지 않는 이상...운이 좋아봐야 평생은 박해 받는 극빈분자입니다. 재미있게도, 보통은 정권이 180도로 바뀌어도 똑같습니다. 아나키스트 혁명가로 그 혁명 일생을 시작한 김학철 선생을 보시죠. 중화인민공화국의 "인민 정권"하에서도 결국 팽덕회 선생의 올바른 로선을 지지하시고 모택동의 대약진이라는 오류를 비판한 "죄"로 엄청나게 고생하시고 장기 옥고 치르시고 "내부적 타자"로 사셔야 했습니다. "혁명정권"은 수립돼도 혁명가는 끝내 편안하지 못하고, 편안해지면 벌써 혁명가는 아니죠.
그렇다면...이런 고통의 길을 스스로 택하시는 분은 과연 그 마음의 저변에 인간과 생명에 어느 정도 큰 사랑을 하셔야 가능할까요? 어떻게 보면 혁명가들은 현대의 성인군자들입니다. 그리고 굳이 불교적 언어로 표현하지 않아도, 그들에게 그들의 자아를 타물과 직결시키는 일종의 不二 사상이 무의식적으로나마 없다면 자진해서 신에게 세속적으로 행복했을 수도 잇었던 평생을 반납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정말 여간 강한 "깨달음", 즉 모든 생명들의 상호관련성에 대한 이해, 같은 게 없다면 매우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저는 부끄럽게도 폭탄을 만들 줄도 모르고 던질 만한 용기도 없습니다. 그러나 權鬼를 상대로 폭탄을 던지는 순간 자기 자신의 세속적인 모든 것을 부정하신 분들을 대단히 존경합니다. 부처나 예수만큼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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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공부는 가끔가다가 참 한심하게 느껴진다. 인간들이 아무리 서로 연대하여 자유나 평등, 민주를 향해서 돌진해도, 이런 시도들이 결국 완승을 거두지 못하고 중간에서 부분적으로나마 패배하는 것은 역사다. 레닌 시절에 만국 피억압자들의 연대투쟁을 외쳤다가 스탈린시절에 접어들어 ‘일국 사회주의’로 대폭 축소된 러시아 혁명의 굴절만 봐도 이길 수 없는 슬픔이 스며든다. 사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도 미완의 혁명이긴 하지만, 1987년6월투쟁의 결과들이 치명적으로 훼손돼 표현·정치활동의 자유가 대폭 제한되는 것이 아닌가? 역사는 진보·퇴보의 끝없는 반복이란 느낌이 들 정도다.
그런데도 역사하는 보람 하나 있다. 이 모든 굴절, 왜곡, 퇴보 속에서도 자유와 깨달음을 향하는 인간의 본능을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사례를 들어, 이 보람이 어떤 것인지 설명해보겠다. 약 26년 전, 소련에서의 대입의 하나인 국사 (소련사) 시험을 준비했을 때에, 나를 너무나 감동시킨 문서를 읽은 적이 있었다. 한국에서 그 당시에 흔히 “허무당”이라고 불러지곤 했던 인민주의적 테러리스트인 나탈리야 클리모파 (1885-1918)라는 여성이, 1906년에 사형을 앞두고 사형수 감방에서 쓴 고백의 편지이었다. 결국 그녀에게 사형이 감옥형으로 감형돼 형장에서의 죽음을 면하게 됐지만, 그녀는 그것을 모르면서 장문의 편지를 썼다. 그 편지의 내용을, 나는 26년만에도 한줄도 잊을 수 없다. 자유를 위해서 적도 자신도 희생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었던 묘령의 여성은, 죽음을 기다리면서 하등의 공포없이 순간순간을 즐겼다고 썼기 때문이다.
그녀가 즐거워했던 이유는? 사생의 경계선에 서서, 그녀는 개아 (個我)의 삶도 죽음도 결국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둘러본 모든 생물, 모든 타자들의 신체 세포 하나하나가, 결국 그녀와 에너지 흐름의 하나로 순간적으로 파악됐다. 그리고 그 흐름의 아주 깊은 근원 속에는, 그녀는 무한한 희열의 원천을 발견했다. 그것을 실감한 이상, 더 이상 두려워할 일도 없었다. 공포의 뿌리는 개아의 상(像)에 집착하는 데에 있다. 개아의 환상이 씻겨지고, 사사무애 (事事無礙)의 진실이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 공포는 사라진다. 원융의 세계, 모든 생명에 대한 외경의 기쁨만 남는 것이다.
클리모파는 불경을 읽은 적은 없었을 것이다. 한데 굳이 불교가 뭔지 몰라도, 그녀가 편지에서 묘사한 깨달음은 그 본질에 있어서는 불교에서 말하는 깨침과 일맥상통할 것이다. 이와 같은 일치는 우연일까? 테러리즘이라는 방법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도 있겠지만, 결국 타자들의 해방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는 혁명활동은 넓은 의미의 자비의 실천이다. 그런 실천을 하면서 실존적 고민을 계속하게 될 경우 삼라만상, 일체중생 중에서 나에게 타자가 없다는,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진리를 과연 직시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결국 바른 실천 (正業)하는 사람은 바른 세계관 (正見)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다. 역사에서 자유를 향한 몸부림 속에서 이렇게 깨달음을 얻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게 되면, 절로 환경이 강요하는, 체제의 틀에 박힌 삶과 다른 삶을 한 순간이라도 살아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그런 충동들을 느끼게끔 하는 것이야말로 역사의 효용이 아닌가, 싶다. 물론 나를 포함하여 우리 선남선녀들은 다 클리모파와 같은 혁명가야 될 수 없다. 한데 타자를 위해 자신을 혁명의 화염 속으로 던진 사람의 입장에서 나의 삶을 한 번이라도 돌아보고, 나도 과연 자타불이 (自他不二)의 진리를 어디까지 실천하는가를 스스로 점검해보는 것도 귀중한 일일 것이다.
[IT동아 강일용 기자] IT동아는 구글코리아와 함께 '구글로 똑똑해지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총 11회에 걸쳐 오프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해당 강의에서 설명한 구글 검색 명령어를 정리해둔 것입니다. 구글 로고 '사이트(Site)' 명령어 이용하기 구글 검색을 활용하면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다. 먼저 '사이트(Site)' 명령어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사이트는 검색 범위를 특정 홈 페이지로 한정시키는 명령어다. 특정 홈페이지 속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고 싶을 때 유용하다. 명령어는 'site:웹 주소 검색어'다. 구글 검색창에 'site:it.donga.com 아이폰5 사양' 이라고 입력해보자, IT동아 홈페이지의 아이폰5 관련 뉴스만 검색된다. '이 자료는 이 홈페이지에 있을 거 같은데… 막상 들어가보니 찾기가 어렵군...' 할 때 유용하다. 'site:it.donga.com 스마트폰 보급률'이라고 검색해보자. 스마트폰 보급률 관련 뉴스가 IT동아 사이트 내에서만 검색되어 나온다. '.org', '.edu', '.de', '.jp' 등 최상위 도메인으로 검색하면 검색의 범위를 더욱 좁힐 수 있다. 'filetype' 명령어 이용하기 인터넷에서 특정 확장자만 검색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구글에서 'filetype' 명령어로 검색하면 된다. '검색어 filetype:파일 확장자' 또는 'filetype:파일 확장자 검색어'같은 형태로 입력하면 해당 파일만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력서가 필요하다면 'filetype:doc 이력서'라고 검색하면 된다. ppt, pdf, xls, doc, hwp, swf, rtf 등 다양한 형태의 파일을 찾을 수 있지만, exe나 dmg 등 응용 프로그램 실행 파일은 검색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검색창에 'filetype:pdf IT산업 현황'이라고 입력해보자 국내 IT 시장 현황에 대해 정리한 문서가 나온다. 이처럼 전문가가 정리한 문서를 찾을 때에도 유용하다. '-' 명령어 이용하기 웹 페이지에 있는 정보 가운데 내게 필요하지 않은 자료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때 특정 키워드가 검색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바로'-' 명령어(빼기)다. 사용법도 쉽다. 빼기 기호 바로 뒤에 검색에서 제외하고 싶은 키워드를 적으면 된다. 예를 들어보자. 갤럭시S4와 옵티머스G프로를 비교하기 위해 둘을 구글 검색창에 입력했다. 그러자 베가아이언에 대한 정보도 함께 나타난다. 갤럭시S4와 옵티머스G 프로를 입력한 후 바로 뒤에 '-베가아이언'이라고 입력하자. 이제 갤럭시S4와 옵티머스 G프로에 대한 정보만 나오고 베가이언에 관련된 정보는 나오지 않는다. 여러 개의 키워드를 제거하고 싶을 때에는 '-키워드1 -키워드2' 또는 '-키워드1OR키워드2' 같은 형태로 입력하면 된다. 예를 들어 '갤럭시S4 옵티머스G 프로 -베가아이언 -아이폰5' 또는 ‘갤럭시S4 옵티머스G 프로 -베가아이언OR아이폰5’ 같은 형태로 검색하면 된다. 이 기능은 을지문덕, 연개소문 등 실존 위인을 검색할 때 유용하다. 흔히 을지문덕이라는 위인에대해 조사하고자 을지문덕을 검색하면 드라마 을지문덕, 을지문덕 조연 등의 검색 결과가 줄줄이 나온다. 심지어 을지문덕 상호를 가진 가게, 음악 등까지. 불필요한 정보가 너무 많다. 이 때 '을지문덕 –드라마'라고 검색해보자. 드라마 을지문덕에 대한 검색 결과는 모조리 제외된다. 사용자가 찾으려는 정보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 명령어 이용하기 삼성전자의 갤럭시S4 기능이 궁금하다. 멀티...였던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다.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때 *(공란) 명령어가 유용하다. * 명령어는 빈 칸 채우기라고 생각하면 쉽다. 정확한 검색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사용하면 알아서 빈 칸을 채워 검색 결과를 표시해준다. *의 위치는 큰 상관이 없다. 'A *B', 'A * B', 'A*B' 어느 방식이든 결과는 비슷하게 나온다. 다만 *이 맨 뒤에 올 경우 앞 단어와 붙여 쓰면 좀 더 정확하게 검색된다. 구글에 ‘갤럭시S4 멀티*’라고 검색해보자. '멀티 락', '멀티 윈도' 등 멀티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갤럭시S4의 다양한 기능이 검색된다. 이 기능은 노래 가사를 검색할 때에도 유용하다. 언뜻 들은 노래의 제목을 알고 싶을 때 가사의 일부를 입력해보자. '날 믿어준다면 * 너의 곁에'라고 구글 검샋창에 입력하니 바로 유승우의 '너와 나'라는 검색 결과와 온전한 가사가 검색된다. 큰 따옴표("") 명령어 이용하기 구글에 스마트폰 구매 비법이라고 검색해보자. 스마트폰 구매 비법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관련 정보나 옷 구매 비법 등 불필요한 정보까지 모두 검색된다. 스마트폰 구매 비법만 정확하게 검색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때 '큰 따옴표(" ")'를 이용한 " "명령어를 사용하면 된다. 큰 따옴표 기호 사이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된다. "A B C"로 입력하라는 뜻이다. 위치는 상관 없다. " A B C ", " ABC ", "A B C", "ABC" 어느 방식이든 결과는 비슷하단 뜻. 다만, 단어와 단어 사이를 띄어주는 것이 결과가 더 정확하게 나온다. 검색창에 "스마트폰 구매 비법"이라고 입력하니 저렴한 옷 구매 비법 혹은 스마트폰 게임 앱 추천 등 불필요한 자료는 검색되지 않는다. 큰 따옴표 명령어는 고유명사, 제목, 가사 도는 유명한 문구 등을 검색할 때도 유용하다. '거리를 걷다가 나 길을 걷다가'라고 검색하니 '거리를' 또는 '걷다'가 들어간 노래가 모두 검색된다. 심지어 비슷한 문장이 들어간 뉴스, 논문까지. 의도치 않은 결과다. 이 때 "거리를 걷다가 나 길을 걷다가"라고 입력해보자. 바로 이 노래는 틴탑의 '길을 걷다가'라고 검색 결과가 나온다. 'intitle' 'intext' 명령어 이용하기 제목은 해당 웹 문서의 특징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준다. 웹 문서의 제목만 검색하는 방법은 없을까? 구글 검색창에서 'intitle' 명령어를 사용하면 된다. intitle 명령어 뒤에 검색하고자 하는 단어를 입력하면 해당 검색어가 제목으로 들어간 웹 문서만 나타난다. 'intitle:검색어'와 같은 방식이다. intitle 명령어와 :(콜론) 기호 그리고 검색어 세 가지를 모두 붙여 입력해야 한다는 점을 주의할 것. 검색창에 'intitle:태블릿PC 추천'이라고 입력하자 태블릿PC 추천이라는 검색어를 제목으로 가지고 있는 웹 문서만 검색된다. 내용을 하나하나 확인해보지 않아도 자신이 원하는 자료인지 파악할 수 있다. 검색어가 여러 단어로 구성되어 있을 때에는 'allintitle' 명령어를 이용하자. 'allintitle:A B C' 같은 형태로 입력하면 된다. 간혹 웹 문서의 제목과 본문의 내용이 다른 낚시성 문서가 검색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에는 본문만 검색하는 'intext' 명령어를 활용하면 된다. intext 명령어 역시 명령어와 단어를 모두 붙여야 한다. 'intext :검색어' 같은 형태다. 검색어가 여러 단어로 구성되어 있으면 'allintext:'를 이용하면 된다. 'related' 명령어 이용하기 특정 홈 페이지와 유사한 성격의 홈 페이지를 찾고 싶다면 related 명령어를 이용하면 된다. 동아일보 홈페이지와 유사한 홈페이지(언론사)를 찾고 싶다고 가정하자. 구글 검색창에 'related:www.donga.com'이라고 입력하면 된다. 다른 언론사 홈페이지를 모두 찾아준다. related 명령어 역시 intitle 명령어처럼 명령어와 검색어(URL)를 반드시 붙여써야 한다. related 명령어 뒤에 google.com을 입력해보자. 구글이 해당 홈 페이지와 관련돼 있다고 판단한 여러 사이트를 보여준다. '네이버', '다음', '야후' 등이 검색 결과로 나온다. 쇼핑 사이트를 입력하면 다른 쇼핑 사이트를 보여주고, 웹툰 사이트를 입력하면 여러 웹툰 사이트를 보여준다. 다만 가끔 엉뚱한 결과도 보여주니 맹신은 금물이다. 'inurl' 명령어 이용하기 'inurl'은 웹 문서 대신 URL을 검색하고 싶을 때 사용하는 명령어다. 'inurl:it.donga.com’이라고 검색해보자. itdongacom이라는 URL을 포함하고 있는 홈페이지를 모두 찾아준다. 여러 명령어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요 구글 검색 명령어는 여러 개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부 홈페이지에서 청소년 관련 PDF 문서를 찾고 싶다면 "site:go.kr filetype:pdf 청소년"이라고 검색하면 된다. 검색 명령어를 혼합하면 원하는 결과를 더욱 빠르고 신속하게 찾을 수 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Http://it.donga.com/20402/
가끔 정보에 목마를 때가 있습니다,.,,,,
정보는 곧 돈이죠...
세월호 침몰 사고지점인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앞 해상의 배 안에서 문규현(71) 신부가 오열하는 단원고생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47)씨를 감싸안고 위로하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세월호 침몰 사고지점인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앞 해상에 설치된 지름 50㎝ 가량의 구형 황색 부표. 멀리 최초 구조자들이 이송됐던 동거차도가 보인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14일 오전 11시10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 해상. 세월호 침몰사고 지점에 도착한 단원고생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47)씨가 애써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이씨는 노란 팬지 한 다발을 바다 위에 던지고 난 뒤 서러움이 복받친 듯 뱃전에 주저앉아 한동안 목놓아 울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협의회가 임대한 9.7t급 낚시어선 307덕원호는 팽목항 인근 서망항을 출발해 1시간여만에 사고해역에 도착했다. 이 배에는 실종자 가족 6명와 희생자 유족 5명 등 세월호 가족 11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달 26일부터 19박20일 동안 450㎞를 걸어온 도보행진단이 팽목항에 도착하는 날짜에 맞춰 팽목항에서 사고지점까지 해로 35㎞를 연결하는 의식에 나선 참이었다.
사고지점에는 지름 50㎝ 가량의 둥근 부표만이 파도에 흔들리고 있었다. 멀리 병풍도와 동거차도가 희미하게 보일 뿐 사위는 온통 적막하기만 했다. 해상을 누비던 헬기와 경비정의 소음도 멈춘 지 오래인 듯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도보행진단이 국토를 종단하며 다져온 ‘온전한 세월호 인양’의 바람을 전하기 위해 칼바람이 부는 뱃전으로 나아갔다.
“은화야~!” “다윤아~!”
가족들은 실종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꽃다발 2개를 바다 위에 던졌다. 남편과 동생을 찾지 못한 이들은 설을 앞두고 준비한 사과와 곶감을 뿌리며 그리움을 표현했다.
30여분 동안 사고지점에 머물던 덕원호가 뱃머리를 돌리자 가족들의 울음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이씨는 “내 딸 불쌍해서 어떡해, 엄마가 못꺼내 줘서 미안해”라며 오열하다 끝내 쓰러지고 말았다. 탈진한 이씨는 돌아오는 1시간 동안 내내 뱃전에 누워있어야 했다. 동승한 문규현(71) 신부가 이씨의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했지만 자식을 잃은 어미의 슬픔을 달랠 수는 없었다. 문 신부는 “사랑하는 딸을 데려 가지 못하는어미의 마음이 오죽하겠느냐”며 “실종자 가족들한테 너무 미안하고,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단원고생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46)씨가 14일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앞 해상의 세월호 침몰사고 지점에서 꽃다발을 바다 위에 던지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세월호 실종자인 권재근씨의 형 권오복(59)씨와 단원고 교사 양승진씨의 부인 유백형(54)씨가 14일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앞 해상 세월호 침몰사고 지점에서 곶감을 바다 위에 던지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단원고 교사 양승진씨의 부인 유백형(54)씨가 14일 세월호 침몰 사고지점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선실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귀로의 선실 안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단원고 양승진 교사의 부인 유백형(54)씨는 물끄러미 창밖을 바라보다 자꾸 눈물을 훔쳤다. “따뜻한 떡국이라도 한 그릇 건네고 싶다. 어제는 아들 대학 졸업이었는데 가장의 빈자리가 너무 커서 자꾸자꾸 눈물이 난다”고 말끝을 흐렸다. 유씨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남편과의 연애시절 사진들을 보여주며 추억에 잠겼다.
선장 박태일(62)씨도 “사고지점에 갈 때마다 유리창에서 발버둥치던 학생들이 자꾸 떠올라 가슴이 아프다. 주검을 찾고 기름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해 선체를 하루빨리 인양해야 맞다”고 말했다.
배가 서망항으로 돌아오자 실종자 가족들은 임시숙소가 마련된 팽목항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허다윤양의 아버지 허흥환(51)씨는 “기다림이 언제 끝날 지 모른다는 게 가장 견디기 어렵다. 설 연휴 때는 국민들한테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는 1인 시위를 벌일 생각이다. 왜 피해자가 이래야 하는 것인지 참 알 수 없는 세상”이라고 혀를 찼다.
유경근 가족대책협의회 대변인은 “차디찬 바다 밑에 있는 실종자 9명을 찾지 못하면 진실규명도, 추모사업도, 안전한 사회 건설도 다 허망한 일일 뿐”이라며 “실종자를 찾는데 세월호 해법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딱 1주일 전에 제게 생긴 일이었습니다. 저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동아세아 약자 보호 담론" 관련의 회의를 마치고 노르웨이로 귀환하는 도중이었습니다. "약자"를 이야기해야 하는 회의이었지만, 물론 그 참석자 중에서는 약자라고 할만한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모두들이 중산층 이상의 출신이자 백인인 서구인 동아시아학자 이외에는, 일본과 중국의 명문대 교수들이 와서 너무나 자연스러운 영어로 발표를 하는 자리이었죠. 회의시간의 약 30%는, 서구인 중산층이 특별히 좋아하는 동물보호 문제 (동물도 약자입니다!)나 고대 유적 보호 문제에 대한 토론으로 소모됐습니다. 비정규직 관련의 발표는 단 한 건이었죠. 발표자는 정규직 교수이었지만요. 좌우간, 이 회의를 마치고 오슬로로 돌아가려는 길에, 제가 한 번 봉변을 당할 뻔했습니다.
프랑크푸르트의 지하철, 공항으로 가는 길...한 역에서 제가 탄 차량에 돌연히 터키나 아랍계 출신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탔습니다. 그의 얼굴표정에는 모종의 비장한 희열 같은 것이 역역히 보였습니다. 그 벨트 뒤에 긴 칼을 차고 있었고요. 그는 타자마자 그 칼을 빼고 저를 포함한 거기에 앉은 몇 명의 백인들을 아주 자세히 응시했는데, 일단 문이 닫힐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심산인지 결국 칼을 다시 벨트 안에 넣고 무슨 종교 음악 같은 것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얼굴을 본 뒤로는 제 등에 식은 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긴 칼에 제 목아지가 날라가는 것을, 벌써 상상하기 시작한 거죠.
그러나 왠일인지 문은 계속 닫히지 않았습니다. 이상했습니다. 약 5분이 지나자 그 문 안으로 중무장한 경찰 몇 명이 막 들어왔습니다. 들어오자마자 그 중동계 남성을 잡고서 끌고 나갔습니다. 그러고 나서야 드디에 폐문되고 열차가 출발했습니다. 신고가 이미 접수돼 지하철 곳곳에서 포진된 무장경찰들이 기회를 기다렸듯 이런 "잠재적 테러리스트" (?)를 사냥했던 모양입니다. 그 남자가 누구이었는지, 이 칼로 뭘 하려 했는지, 그리고 잡힌 뒤의 그의 운명이 어떻게 됐는지, 저는 끝내 알 수 없었습니다. 열차가 떠나고 만 거죠.
오슬로 도착이 늦어 공항 버스 정류장에서 막차가 이미 떠난 상태이었습니다. 궁여지책으로 택시를 탈 수밖에. 물론 학회 참석차 외유한 만큼 그 택시 값도 결국 프랑크푸르트 대학에 의해서 보상돼야 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물론 대학도 아니고 이 "약자 보호" 프로젝트를 후원하는 대재벌 폴크스바겐재단의 돈으로 보상될 셈이죠. 그래도 비싼 택시인지라, 일단 최저가를 약속하는 업체를 골라 탄 것입니다. 운전수는 파키스탄 출신의 이민자이었습니다. 노르웨이인 택시운전수는 이 시간대에 일하는 것을 본 적은 없습니다. 대체로 돈에 궁한 아시아, 아프리카 이민자들의 몫이죠. 차를 타고 가는데, 도중에서는 운전수는 제게 돌연히, 본인이 받아야 할 돈이 애당초에 약속한 값보다 약간 (한화 5만원 정도로) 더 커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하고, 주말인데다가 야간인데다가 오슬로교외의 위성도시로 가기 때문에 규정상 가격이 더 높아야 한다고, 막 제게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제게 이 가격차는 아무 의미도 없었습니다. 어차피 모든 것을 폴크스바겐 돈으로 보상 받을 처지에 말입니다. 그러나 이게 자본주의 세계에서 사는 사람의 체질화된 습관인지, 왠지 "바가지"로 느껴지고, "더" 내기 싫었습니다. 저는 항의하기 시작하고, 운전수는 하는 수없이 회사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회사의 판단은, 운전수의 말은 맞지만 일단 애당초에 약속한 가격을 지키는 게 업체의 노선인 만큼 더이상 요구하지 말고 그냥 손님을 모시고 가라는 거이었죠. 회사 대표자의 목소리는 외국인 액센트없는 아주 완벽한 노르웨이어이었습니다. 토박이이었나 봅니다. 운전수의 얼굴 표정은 아주 시무룩해졌지만, 그는 업체의 지침 (?)에 별 반대하지 않고 그냥 갔습니다. 단, 제가 지불을 하고 차 내렸을 때에 제게 분노에 찬 목소리로 몇 마디 했습니다. "내가 사기치려 한 줄 아시오? 아니오. 나중에 규정을 참조해보십시오. 내 말은 다 맞았습니다. 나는 그냥, 내 아이 먹여살리려고 이렇게 사는 것입니다. 지금 이 이상한 가격으로 갔다온 것은, 제게 아무 이득이 없습니다. 회사가 공항의 택시 관리자로부터 보상 받겠지만 나 같은 사람에게 주겠어요?" 저는 그 말 속의 분노에 깜짝 놀랐는데, 이미 늦었습니다. 카드로 지불한 뒤로는, 추가적 요금을 카드로 낼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카드단말기는, 요금기의 숫자만 받아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게 노르웨이 현금이 하나도 없어 결국 운전수에게 사과만 하고 헤어져야 했습니다. 집에 도착하여 아이팟으로 규정을 참고했습니다. 운전수 말은 다 맞았습니다. 그가 바가지를 요구한 것도 아니고 반대로 제가 업체들간의 출혈 경쟁을 이용해서 규정보다 약간 더 싸게, 그것도 남의 돈으로 택시 탄 거죠. 그 날 밤에 잠 잘 수 없었습니다. 너무너무 미안했습니다.
우리 (즉 구주의 중산층 백인 고학력자)들이, 우리들을 그들 (즉 이만자 계통의 새로운 무산계급)의 눈으로 본다면 과연 어떻게 보일까요? 어릴 때부터 물려받은 문화자본 덕에 대학교수 등등의 "편리한 자리"들을 두루 다 차지하고, 각종 회의 후원 등 대자본과 국가가 주는 혜택들을 두루 다 차지하고, 남들이 아이를 먹여살리려고 피나도록 노동하는 그 사이에 실제 약자와 무관한 "약바 보호" 이야기나 남의 돈으로 하고, 그러면서도 노동자가 무슨 요구라도 하면 싫은소리부터 하는 "짠" 고객의 노릇을 한, 이런 모습들은 과연 그 분들의 눈으로는 어떻게 보일까요? 이슬람계의 일부 청년들이 칼을 차고 지하철에 소요하는 등 "극단주의적"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과연 오로지 광신적 종교 때문일까요? 오히려 이와 같은 하루하루의 소외, 피착취의 경험으로부터 오는 절말의 결과는 아닐까요?
일상 속에서는 그들에 대해서는 우리는 가해자들입니다. 우리가 호의호식하는 하루하루는 그들에게 피해를 줄 수밖에 없죠. 폴크스베간이 우리에게 주는 연구비가, 결국 그들이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대공장들의 노동자들로부터 수탈한 잉여가치의 일부분이라는 점부터 생각해볼 만합니다. 물론 그들의 비극을, 개개인의 칼질이 해결하지 못할 것도 뻔합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봐도 이게 맞는 길은 아니겠죠. 한데, 제 목아지는 그렇게 해서 칼에 날라가도, 저는 항의할 만한 입장에 서있지 못합니다. 남의 피땀을 빨아먹은 만큼 천벌을 받는 것일 뿐이니까요.